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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예전에 읽은 책들/2024년 읽은 책 2024. 4. 18. 08:04

     

     

    P12. 진정한 위로는 내가 받고 싶은 위로

    살면서 위로가 필요한 순간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다. 

    대부분의 위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옆길로 샌다. 애써 다독이다가 어느새 잘난 척을 하거나("세상엔 그거보다 힘든 일도 많아. 사는 건 원래 어려운 거야"류) 참고 듣다못해 결국 꾸지람을 하고("야! 그만 징징대! 지겨워 죽겠네, 정말!"류) 역으로 신세 한탄을 할 때도 있다("너만 그런 게 아니야. 난 무슨일이 있었는지 아니? 엉엉"류). 관계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어루만지는 일로 완성되거늘, 우리는 정작 타인의 마음을 위로할 줄도 모른채 관계를 맺으며 산다. 

     

    보노보노, 살아 있는 한 곤란하게 돼 있어.
    살아 있는 한 무조건 곤란해.
    곤란하지 않게 사는 방법 따윈 결코 없어.
    그리고 곤란한 일은 결국 끝나게 돼 있어.
    어때? 이제 좀 안심하고 곤란해할 수 있겠지?

     

     

    P23

    너부리: 

      나 좀 이해 안 가는게, 어제 뭘 했다느니 오늘 날씨가 어떻다느니......

      그런 얘길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

     

    포로리 :

      아니야. 다들 그렇게 재미있는 일만 있는게 아니라고.

      만약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만 해야 한다면

      다들 친구 집에 놀러와도 금방 돌아가버리고 말거야

     

    보노보노:

      그건 쓸쓸하겠네.

     

    포로리:

      쓸쓸하지! 바로 그거야, 보노보노!

      다들 쓸쓸하다구, 다들 쓸쓸하니까

      재미없는 이야기라도 하고 싶은 거라구

     

    P33

    실제로 해달은 사람이 접근하면 자신의 조개를 준다고 한다. 

    그건 '나에게 있어 소중한 것을 줄 테니 헤치치 말아요'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해달을 잡아가고 세상에서 해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

    그러고 보면 관계에 있어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만큼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을 선하게 받아들여주는 마음이 아닐까. 모든 관계는 그로 인해 시작되니까.

     

    P47

    예전에 함께 밥을 먹을 때, 외국인 친구 하나가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말했다. "너 웃는 게 예쁘구나." 갑작스럽게 날아든 칭찬에 얼굴이 빨개져서 허둥지둥하다가 겨우 대답했다. "아니야." 그 말에 그는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했다. "내가 한국에 와서 놀란 게 있어. 한국 사람들은 칭찬을 하면 딱 두 가지로 반응하더라고. '아니에요' 아니면 '내가 좀 그렇죠?'. 칭찬을 들으면 대부분 부정하거나 장난을 쳐." 그 말에 발끈해서 물었다. "그럼 너네는 칭찬을 들으면 뭐라고 말하는데?" 그랬더니 그가 그랬다. "그냥 고맙다고 하지."

     

    P118

    인간의 노동력을 환산한 값이 월급이라고 하지만 과연 월급에 노동력만 들어 있을까. 마음에 안 드는 후배도 참고 넘기는 인내심, 상사의 썰렁한 유머에도 웃어주는 서비스 정신, 할 주 ㄹ아는 게 없어도 할 줄 아는 게 많아도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깨달음, 나만 회사를 싫어하는 게아니라 회사도 나를 싫어하고 있었다는 반전... 이 모든 것 한 달치 분량을 꾹꾹 눌러 담은 게 월급 아닌가. 특히 그 안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 지구력이라는 사실은 스라리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실이다. 

     

    "할 수 없는 일을 해낼 때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할때, 우주는 우리를 돕는다. -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P178

    영화 <더 스토리>

    영화는 열정만큼의 재능은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길게 방황하는지, 그래서 얼마나 위험한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열정은 있지만 기회는 없는, 어쩌면 평생 인정받지 못할 재능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에 유난히 몰입하게 됐다. 

    결국 하기 싫은 일만 평생 하며 살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을 얄미워하며 자괴감에 빠져 지낸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간과하는 건 하고 싶은 욕망이 꼭 재능으로 연결되지 안흔다는 것, 재능은 꿈의 시작일 뿐 완성형이 아니라는 거다. 

     

    P232

    작가 줄리아 케메론은 책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를 통해 독특한 글쓰기를 제안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매일 세 장씩 쓰는 '모닝 페이지'였는데, 매일 아침마다 수첩을 열고 바로 그때 느끼는 감정을 소상히 쓰는 것이다.

    잘 쓰려고 노력하지 말 것.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쓸 것. 그리고 손으로 쓸 것.

    어떤 생각도 어떤 이야기도 상관없으니 단 삼십 분에서 한 시간을 들여 글 쓰는 일로 하루 전체를 평온하게 보낼 수 있다는 말이었다. 

     

    P244

    못하는 건 말이다

    얼마나 못 하는지로 정해지는게 아냐

    얼마나 하고 싶은지로 정해지는 거야

     

    알겠니? 못 하겠으면, 다른 걸 해

     

    P293

    기분하고 진실은 다르잖아. 네가 느끼는 기분이 네 진실은 아니야. 진실은 따로 있는데 우리는 늘 기분으로 모든 일을 판단하잖아. 그러면 더 힘들어져. 그 기분은 네가 아니야. 네가 가진 진실이 너지

     

     

    진실은 통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거야! 네가 아무리 솔직해지고 싶어도 그걸 받아들일 줄 모르는 사람에게 그런 건 소용이 없다고!

     

    P311

    내가 좋아하는 글은 눈치 보지 않는 글, 맞춤법과 표준어 따위 무시해도 글 쓴 사람의 감정이 쉽게 전달되는 글, 듣기 좋은 예쁜 말들로만 매듭짓지 않는 글, 어려운 단어 없이 허세 없이 꾸밈도 없이 담담하게 쓴 글이다. 

     

    P312

    <보노보노>가 좋은 이유는 젠체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오한 이야기를 심오하게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일이지만 심오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툭 내뱉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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